때는 5월말... 교내 동아리 카톡방에 해커톤 공유가 올라왔고 해커톤 경험이 없어서 한 번 나가보고 싶었던 나는 동아리 내에서 팀을 꾸리게 되었다. 백엔드 둘, 프론트 하나(나)로 구성했는데 디자이너가 아무래도 필요할 것 같아서 에브리타임에서 급하게 한 분을 구했다. (참가 신청 선착순) 그렇게 네 명이 참가하게 된 K-해커톤의 후기를 써 보기로 했다! 내가 준비하면서 구글링 했을 때 후기가 얼마 없어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약간 알기 어려웠다. 혹시 해커톤 후기 보러 구글링 해서 들어오신 거면 주요 내용만 쏙쏙 골라 봐주세요!! 저 느꼈던 점까지 다 썼어요
6월~11월까지 6개월의 길었던 K-해커톤 참가 후기
(일기에 가까운 추억팔이 포함)
해커톤 소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한 제 9회 해커톤은 모바일 앱이나 IoT 등을 활용한 자유주제로 진행됐고, 국내 대학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구성된 팀(2인 이상 5명 이내)이 참가 가능했다.
참가 신청 (5월 24일 ~ 6월 16일)
참가 신청을 권역(수도권/충청/호남/영남/제주)별로 선착순으로 받았다. 근데 수도권 정원이 처음에 100명이어서 아 이거... 금방 차겠는데 하면서 디자이너를 급하게 구하던 도중 신청 인원이 진짜 100명 되기 직전이라 팀원 전화번호도 제대로 못 받고 엄마 전화번호로 일단 등록하면서까지 겨우 신청했지만... 정원을 늘려 달라는 요청이 많았는지 원래 100명이었던 수도권 정원이 200명에서 다시 3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아놔)
K-해커톤은 예선과 본선이 각 권역 내에서 진행되고, 결선 진출 팀들만 모여서 전국대회로 합쳐지는 방식이다. 사이트에서 확인한 총 참가자 수는 773명이었고, 결선 때 사회자분이 말씀하시길 예선 때 대략 총 300개 팀이 참가신청을 했었다고 한다. 그 중 최종 결선 대회에 참가한 참가자 수가 65명(16개 팀)이니까 결선까지 경쟁률은 팀으로 본다면 약 19:1이었다. 결선에 진출하게 되면 수상은 확보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상 경쟁률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예선 (6월 21일 ~ 7월 1일)
접수 완료 이후 6월 18일에 안내 메일이 왔다. 아쉽지만 워크샵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팀끼리라도 만나고 싶어 일단 다 같은 학교고 이때가 코로나 4단계로 학교 테이블 다 철거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참가 기념품으로 티셔츠, USB랑 워크샵 때 쓸 워크시트, 포스트잇을 택배로 받았다.
워크샵 강의를 따라 주제를 정하기 위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찾고 HMW(How Might We)로 우리가 어떤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등등 정말 많이 고민했다. 오로지 아이디어로만 심사되는 예선이었기 때문에 열흘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주제를 신중하게 고민했고, 서비스명까지 확정해서 이때 기획을 나름 구체화시켰다. 노션에서 예선 기록을 다시 살펴보니 우리 팀 정말 열심히 했다. ㅎㅎ 다 기록해두길 정말 잘한 것 같다!! [교육 워크시트 / 서비스 설명자료 / 서비스 설명영상 / 서비스 소개자료]를 K-해커톤 홈페이지를 통해서 제출해야 했고, 이때 정말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예선이 제일 재밌었지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점점 익숙해져서 그런가
본선 (7월 21일 ~ 8월 12일)
예선 자료 제출하고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던 중... 3주 만에 결과 메일이 왔다. 본선까지는... 나름 기획을 많이 해서 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닿 그리고 개발지원금 30만원을 받았다. 금액이 매번 똑같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선은 예선 때 제출했던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해서 [발표 영상 / 발표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 근데 이때 정말 공지가 딱 '기획한 서비스에서 보완된 데모영상과 발표자료 제출'이라고 와서 도대체 어디까지... 얼마나 뭘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직접 질문드렸다. 개발이 어디까지 되어 있어야 하나 여쭤봤었는데, 본선 심사 기준은 11월(결선 발표)까지 완성할 수 있을지를 중요시하게 보므로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면 불이익은 아니겠지만 합격 가능성은 낮고, 데모영상에서 현 시점까지의 구현된 기능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개발 계획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답변을 받았다. 그렇게 갑자기 시작된 우당탕탕 개발~!@~!@~
나는 앱개발을 이 해커톤으로 처음 시작한 사람인데 반해 백엔드 두 분은 내가 동아리에서 모셔온 분들이었기 때문에 내가 개발 진도가 많이 느렸다ㅠㅠ 프론트 한 명은 좀 오바였나... 싶었지만 어차피 다른 팀들도 다 비슷한 인원이니까~! 리액트 네이티브 책 하나 급하게 사가지고 뚝딱뚝딱 하느라 사실 진짜 후후불면은구멍이뚫리는나의코드... 아무튼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지 구현을 해놓고(앱에서도 퍼블리싱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퍼블리싱까지는 다 해놨던 걸로 기억...) 발표자료도 만들고 발표영상도 찍고 길바닥에서 수강신청하면서까지 열심히 열심히 했다. 앱이 완성도 있게 보이려면 디자인도 꽤 중요했기 때문에 디자이너 팀원도 개발에 맞춰서 열심히 해주셨다!!
결선 (9월 1일 ~ 11월 12일)
9월1일에 딱 결선 발표가 나왔다. 공식 인스타로 먼저 확인했는데 솔직히 발표된 그 18팀 안에 들었다는 게 안 믿겼다. ㅠㅠ 일단 18팀에 들기만 하면 수상은 확정이었다! 결선 발표 이후 [대상 1팀 / 최우수상 1팀 / 우수상 5팀 / 장려상1 5팀 / 장려상2 6팀]중에서 어떤 상인지만 결정되는 거라 일단 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추가 개발지원금 50만원도 감사합니다.😻 이전까지는 결선 날짜를 11월 중이라고 애매하게만 알려줬었는데, 결선 발표일이 11월 5일로 확정돼서 안내되었다. 그리고 결선 기간 중에 팀별 온라인 멘토링이 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멘토링이랑은 좀 달랐다... 멘토링의 느낌보다는 그냥 결선 발표 연습?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 팀이 발표하고, 멘토분들이 질문하시고! 질문을 받은 부분들은 모두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으니 보완해서 결선 발표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 주시고 특히 UX/UI 멘토 분께서는 레퍼런스와 함께 다양한 발전 방향을 제시해 주셔서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받았던 질문들을 정리해놓고 하나하나 꼼꼼히 고치고 덧붙이고 하면서 결선을 준비했다. 원래 10월 22일까지 [서비스 소개자료 요약본 / 최종 발표자료 / 서비스 구동가능한 apk파일 or url] 을 제출하고 11월 1일까지는 스토어에 등록을 완료해 달라고 했지만...(왜 이렇게 날짜를 다르게 정해 놓으셨을까?) 코로나 때문인지 모든 날짜가 일주일씩 미뤄지게 되고 지진 때문에 수능이 일주일 늦춰진 그때가 생각났다.
11월 12일 금요일이 본 발표일이었고 이틀 전인 수요일에 발표 리허설을 진행했다. 공식 유튜브에 지난 회 발표 영상들이 있길래 좀 봤는데 본선은 꽤나 큰 행사 같았다. 행사 시간도 길고... 그래서 그런지 리허설 때부터 벌벌 떨렸다ㅠㅠ 다른 팀들 발표하는 것도 보면서 아 시연 영상 좀 더 정성스럽게 만들걸 하는 후회를 했다. 급하게 제출하느라 진짜 급하게 찍어서 냈기 때문에 소리도 없고 그냥 진짜 화면 녹화만 해서 제출했다. 그리고 대회 책자도 왔다! 한 페이지를 멋지게 채운 우리 팀을 보니까 갑자기 팀원들이랑 고생했던 게 진짜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주먹 물고 울었다. 근데 결선 발표는 18팀이었는데 행사에 참여하는 팀은 16팀이었다. 아마 제출 기한을 못 맞추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목요일에는 같은 데에서 주관하는 XR 챌린지? 행사가 이 해커톤이랑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미리 보면서 우리 발표에는 어떤 질문들이 나올지 예상 리스트를 뽑아서 질의응답 하는 연습을 했다. 난 진짜 질문만 받으면 머리가 하얘져서 면접은 어떻게 볼랑가 모르겠다. 내가 아이디어를 제안했기도 하고 팀장이었기 때문에 발표까지 자연스럽게 해야지 맞는 것 같아서 내가 담당하기로 했다. 대신 다른 팀원분들은 예상 질문 답변이랑 다른 자료들을 진짜진짜 열심히 제작해 주셨다 ㅠㅠ 덕분이에요. 근데 진짜 리허설만 하는 건데도 심장 토할 뻔했다. 티가 났을까...
그리고 결선 당일...! 11시 반에 발표자 리허설이 진행됐다. 시연 영상을 포함한 발표 시간이 3분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결선 당일에는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했고, 아무래도 오프라인으로 했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심사위원 분들이 네 분? 다섯 분? 계셨던 걸로 기억하고 한 팀 발표가 끝나면 바로 발표에 대한 QnA 시간이 있었다. 예상 질문도 많이 뽑아 놓고 했는데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질문이 하나밖에 없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아무튼 발표 잘 마치고 심사 기다리고 하다 보니까 어느새 행사가 끝나 있었다. 장려상2는 상장만, 장려상1이 100, 우수상이 200, 최우수상이 300, 대상이 400만 원이었던 것 같다. 상금은 매년 다른 것 같기도 해요... 나는 진짜 상금만 받자 상금만 받자 이러면서 기다렸던 터라 어찌저찌 상금은 받게 되었다 으헝헝 수상한 팀들을 다시 한 번 보니까 약간 주제의 독창성보다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제나 기술력을 좀 위주로 심사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진짜 전혀 짧지 않았던 내 첫 해커톤이 끝났는데... 이래저래 느낀 점도 많고 배운 점도 많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들에 대해서는 보완하고, 좋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내 장점들은 잘 살려서 앞으로 나를 더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 수고했어요 우리 팀~!